796, 향기에 취한 봄 / 미소향기
일렁대는 저 바람이 피웠나
저 돌 틈 사이 붉고 노랑꽃들을..
향긋한 봄 향기 천지에 가득 채우면
하얀 눈 녹은 자리에
붉게 핀 진달래랑 노란산수유를..
여울목의 황매화는 어느 뉘가 피웠을꼬.
솜털 난 버들 아씨의
물에 비친 연노랑 저고리는
어느 신묘의 솜씨라서 저리도 고울까.
오가는 벌 나비만
중매쟁이 화수분이라..
신명 난 봄꽃 사이로 바삐도 날아들고
봄바람 간지러운 희롱
비비 꼬는 아지랑이 춤을 보소.
춘몽에 취한 봄이 오래갈 듯하구나.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합장
792, 無我天眞 / 남 백
산안개 내린 골에
향기바람 곱게 피어나고
초롱한 이슬에 비친
존재들 저마다 갈 길을 가는가.
분연히 일어서서
의연하게 걷는 길에
봄바람 한 떨기에
꽃이 되어 날리는가.
흰 구름 한 조각
벗이 되어 동행하니
하늘 녹아 흐르는
계곡물의 힘찬 노래 정겹고
산 매화 향 고우니
선계의 천도는 이미 익었으리.
겁 외의 산길을 걸어
선계 속의 나를 만나니
무아 천진 無我天眞
여의 삼매 如意三昧
선바람 쓸고 간 하늘에
붉게 걸린 새벽노을 곱기도 하여라. 남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