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9, 빈 가슴에 고요를 담고/ 2/ 13/ 미소향기 지행
천지의 풍성함을 마음에 담아두니
무심이 되는 길에는 절로 미소 피어난단다.
얼음 아래 흐르는 계곡 물소리는
향연으로 오르는 임의 발자국 소리 같아서
천상사계를 내 안에 심은 지 꽤 오래
모자람 없는 충만으로 일상을 삼게 되었더라.
가난과 부유가 또 무슨 경계라 하리.
이미 꽃은 피어 향기 가득한 내 안의 봄인데..
무심이 되는 걸음걸음 그저 고요해서
물도 옛 물 아니요, 길도 옛 길 아니라 하려네.
마음을 여의니 森羅삼라가 절로 돋보이고
고요의 우주에는 맑은 빛으로 그득 채울 뿐이라.
빈 가슴에 달빛 같은 고요를 담으니
칠흑의 어둠도 결코 어제의 그 어둠이 아니요,
마음에 뜨는 달을 어찌 밝다 하지 않으리.
그저 천지를 아우르는 빛으로 웃음 웃을 밖에..
날마다 좋은 날 이루소서..미소향기 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