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3, 축원 속의 빗소리 / 14, 9,24
불전에 지극정성 발원의 향 사르고
삼배 후 청정 서원으로 흐르는 길
참회로서 비워가는 마음에는
이미 한정 모를 고요가 자리하는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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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의 빗소리는 무한경계를
넘나드는 선경의 노래가 된지 꽤 오래고
조심스레 천상의 계단을 오르는
고요마음은 어느새 무지개를 밟고 있습니다.
그윽한 미소는 염불삼매 흐르는 듯
해맑게 웃는 티 없이 고운 비움의 자태
불보살의 가피인가.
절산가득 메워지는 산안개는
이미 천상과 지상의 경계를 하나로 이루었고
고요를 헤집고 드는 물소리 따라서
그 뉘의 간절한 서원은 절로 흐르고 흘러
산이 되고 물로 흐르고 바람이 되었느니
이미 피안의 경계를 들어선지 꽤 오래라. 하려네
아, 무량의 시공을 헤집는 오고 갊의 윤회,
널리 그 연유를 익히 알게 되니
흔적 없이 사라진 허다한 심상 사이로
해원 속의 어제들이 어찌 미쁘다 하지 않으랴.
똑 또르르 똑 또르르...
염불목탁소리와 어울림의 빗방울의 코러스
처마의 빗방울 그 축원의 노래자락에 맞춰
손에 손을 잡고 내 안의 충만의 길 따라,
환희 불러 세워 신명나게 천상여행을 떠난답니다.
** 아들의 검찰행정직 7급과 서울 행정직의 1차 합격 후
2차 면접의 단계를 남겨 둔 시점에 아내와 같이 찾은
청련 암자에서 지극 정성 발원 후에 그려지는 대로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