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18(바람소리)

3121, 해질녘 산을 오르는

시인 미소향기 2014. 11. 4. 05:02


      3121, 해질녘 산을 오르는 이여 / 10, 31 종종 걸음 가쁜 숨 길게 늘어진 석양빛을 등지고 햇살 한 짐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이여 가벼이 비운 보따리엔 붉은 황혼 내려앉아 쉬고 있고 청솔가지에 매달린 소슬바람 함께 매달려 이미 짙어버린 가을을 노래하고 길가에 핀 하얀 산국의 미소 거짓 없는 춤사위가 너무도 고운이여!. 대저 무엇을 찾는 길이기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밟아가며 해질녘 비탈진 산을 오르는 것이려나. 헤아릴 길 없는 묵언정진 내리는 땅거미로 벗을 삼고서 마음 속 온갖 번뇌 화두를 삼고 흐른다. 잃어버린 그 무엇을 찾아가는 길 마음은 환희롭거니와 발걸음은 마냥 신명으로 내딛고 있는데 오랜 겁 빛바랜 흔적들 하나 둘 펼쳐가며 날려 보낸다오. 산이 있어 산을 오른다. 누군가 말하지 걸음걸음 내 딛는 이 길이 내 안의 나를 찾아 가는 길임을.. 천상으로 오르는 길임을 뉘라서 알랴. 바람이 등을 밀어주며 온갖 풀벌레의 애절한 노래는 마음 속 흥을 절로 불러 깨우고 있음이네. 붉게 타오르는 가을산하에는 이미 천상과 지상의 경계를 허물고 신명들의 어울림축제는 무르익어 간답니다. 날마다 좋은 날 이루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