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18(바람소리)

3129, 비움

시인 미소향기 2014. 12. 12. 05:10


3129, 떠나야 할 시간..(비움) / 미소향기 지행 빈 그림자 하나가 걸어갑니다. 그림자 둘이 겹쳐지고 길게 늘어진 보도 위엔 겹겹이 발라당 드러누워 낮잠을 청하나 봅니다. 왠지 모를 허탈함 같이 가자며 조르는 아기마냥 쉬이 떼어놓지 못하는 나약한 누군가를 추궁하는 듯합니다. 내 안 깊숙이 자리한 안온의 편린들이 편리함에 길든 애완견 인양 집착의 멍에인양 떨어질 줄 모릅니다. 계절 앞에서 입새를 떨어대는 나무처럼 시공 앞에서 허물을 벗는 노랑나비 같이.. 벗어두고 홀연히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우리의 마음 속 깊숙이 감쳐진 순수의 날개를 달고 자유를 노래하는 물처럼 쉼 없이 오가는 바람같이 떠나야 할 터이지요. 날마다 좋은 날 이루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