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4, 겨울밤의 仙夢 한 자락 / 14,12,22 미소향기 지행
동지 밤 긴긴 인내의 빈 잔에
은빛 그리움 그득히 채우는 날
맑은 신심 끌어다 겁 외의 여행을 가고
지난 꿈 속, 쉼 없이 쏟아져 내리던
그 많은 유성들은 다 어디로 숨어들었을까.
하염없는 빈 그리움들이
길게 머리채를 풀어헤치고 달려드는데
千萬 발원의 향 송골송골 피어나선
희뿌연 산안개로 녹아드는 겨울아침
금빛 광명 한 줄기 단꿈을 헤집고 끼워든다.
찰나에 찰나를 보태어 마음 속
영원으로 가는 긴 다리를 잇는데
동해바다 찰랑찰랑 여명을 깨우는 아침 해
얄밉도록 빤짝이는 금빛물결 위로
지난밤 仙夢의 잔흔을 누르며 선연히 떠오르는데
흘러서 오가는 물결 같은 인과의 흔적들
가만히 온 가슴으로 보듬어 주다보면
절로 눈시울 붉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가슴
아, 살아있음
바로 이것이라며 해맑게 미소 지으며
인연들의 안녕을 빌며 우주삼라를 보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