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4, 빈 잔에 담기는 이것은.. / 미소향기 지행
청명의 눈을 뜨니
일순 찾아드는 고요의 공간
삿된 망상 지운지 꽤 오래건만
굳이 쓸어가려는 바람의 거동을 보소.
대숲에 이는
天琴천금의 그윽한 음률
마음결 열어두고 찾아가는
그 길을 더듬어 쫒아가다가
지난날의 영상회상을 떠올리는 것을...
세상의 부귀길상
무애 그리 중하다 하는고.
막바지 겨울바람에
언 귓불 손으로 녹여가며
이만함
하나로도 고요미소를 일구엇고
취함도 버림도
떠나보낸 홀가분한 여유를 본다네.
고요동산에는
시를 쓰는 이를 만나고
우주 같은 잔잔한 맑은 잔에는
들꽃의 향기도 담아두고
그대의 고운 미소도 담아두려니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 덤으로 담아두려니
아,
내 빈 잔에 스르르 채워지는
이 사랑스런 향기는
봄을 피워 올리려는 인내의 신심이요,
번져오는 동산의 향기요,
번져나는 대자비의 평화로움이라.
세상을 웃게 하는
대자대비의 그 하늘의 마음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