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7, 비움 그리고 고요 / 15, 8, 1 / 미소향기 지행
나를 잊는 것은
나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들끓는 번뇌 망상을 잠시 재워두고
함께 손잡고 우주를 여행 하는 것이라네.
천만의 갈래진 인연의 줄기마다
해원해야 할 연과는 많이도 달렸고
가는 길목마다 내 발목을
잡아당기는 수렁은 물결 수만큼 많은데.
상념이 이는 곳마다
모두가 무성하게 자라버린 잡초요,
바람이 지날 때마다 일렁이는 번뇌
한 마음 나를 가꾸지 않고서는
결코 녹녹치 않을 이 안타까움을 어찌하랴.
비움으로 나를 가벼이 하지 않고는
무거워서 걸음을 떼어 놓지 못할 지경
아무리 해원을 하여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인과의 물줄기를 어찌하랴.
그 아무리 많은 망상도
한 마음 고요를 벗어나지 못하나니
나를 바르게 가꾸다보면
어둠은 서서히 그 자취를 멀리하나니
불법으로 호신하고 그 안에서 안주하며
밝음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야 할 것이다.
나를 귀하게 여기고 소중히 다루다보면
남도 또한 귀중한 존재임을 자각하게 되리라.
그렇게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저마다 귀하고 소중하게 다가올 때
한정 모를 무상심을 이루게 될 터이다.
이미 그대는 고요의 강을 건너는 중이라네.
비움이란
무관심으로 방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모두를 보는 안목을 가꾸다보면
덤으로 다가오는 내 안의 자유로움이요,
자재한 마음을 이루는 선의 과정이라 할 것이네.
오신님들의 마음자리 고요하기를 비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