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5, 바람 속으로 / 미소향기 지행
한 점 고요의 옷을 입으니
흰 구름 하나 동산을 흐르고
계곡의 물은 노래하며 길 열고
솔바람의 향기는 품을 열어 반깁니다.
내게 주어진 현겁의 소명
세상을 한껏 웃게 하라는 것임에
내 재주 보잘 것 없으나
작은 글재주에 혼을 담아 보려네.
황혼으로 흐르는 여정에서
돌아보면 아쉬움에 눈시울 붉어지지만
그래도 이만함으로 족하니
우주에 번져나는 미소를 만난다네.
사람이 사람의 도를 알고
신명을 깨워 신명으로 사는 삶
팔만사천 묶인 매듭을 풀다보면
이만함 하나로도 과히 미소 짓게 되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