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5, 빗소리 / 미소향기 지행
천리장천 휘도는 구름
풍사의 손길 지나는 곳마다
세상의 오욕 밀치며 세찬 바람 일구고
긴 고뇌의 상념을 깨우며
우사의 눈 빛 머무는 곳마다
천지를 쓸어버릴 듯 쏟아지는 폭포수
가난한 가슴을 밀치며
하나 둘 길게 떨어지는 빗방울
천길 아늑함으로 차갑고 세차게 적셔온다.
누구를 위한 기도인가.
빗소리는 천강을 흐르고 있는데
가슴을 열어젖히며 그를 포용하는 길.
내리는 비는 어느 간절함
빈 강을 거쳐 인연의 강을 흐르고
어느 고요인의 삼매를 동행하며 웃는가.
(태풍의 북상으로 세찬 비바람이 창을 때린다.
태풍의 약화와 소멸을 심결하며 벗하며..
창밖의 빗소리를 내 안으로 끌어 그와 동행하며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