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3, 가을로 익어갈 때 / 미소향기 지행
비록
누추한 공간에 살아간다 해도
스스로 깨끗함을 잃지 않는다면
굳이 돋보이려 애쓰지 않는 여유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구도자의 모습이리라.
결코 초라하거나 비겁하지 않으니
계절의 한 복판에 섞여진들
당연히 아무른 탓이 되지 않으리라.
가진 것 의식하지 않는데
석양빛 한 줄기 머리에 이고
수평선 위의 지는 해를 건져다가
내 삶에 견주어 보아도
모자람을 찾을 수 없는 마음
그것은 자연으로 익어가기 때문이다.
항상 청정으로 옷을 삼고
마음은 항상 맑은 하늘이고 싶고
흰 구름 흐르는 우주로 화하고 싶어서
푸른 솔바람과 이야기 나누며
바위 틈새 솟구치는 샘물로 목축이며
소요하며 살아가는 여유
그것은 청정하게 사는 이의 벗이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지행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