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20(무위자연)

3437, 가슴과 가슴

시인 미소향기 2015. 12. 17. 13:50


      3437, 가슴과 가슴 / 미소향기 지행 붉은 해를 삼켜버린 구도인의 뜨거운 가슴으로 허울 좋은 시공만 흐르고 흘러 때는 서산에 걸린 운명의 황혼녘 금빛으로 화한 낙조 그 안에 가만히 나를 누이며 여한 없는 서원의 불을 피워 서산 노을로 길게 드리우는 예식. 함께 손잡고 가자던 처음의 그 약속 그 맹서는 아직도 뜨거운데 손 흔드는 저 인사는 또 무슨 연유인가. 일체 회한의 불꽃으로 천만 염원의 더미에 불을 사루고 가슴과 가슴 서로 맞댄 지금 우리는 또 무엇으로 화하게 될 것인가. 갈매기의 금빛 나래 위 어느 시인의 노래 가벼이 실리었고 촉촉이 젖어오는 붉은 가슴 서천을 물들이는 금빛 노을로 어린다. 이 인연공덕으로 부처의 움을 돋우시고 거룩한 붓다가 되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