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5, 잊음 그리고 그 후 / 미소향기 16, 2, 18
망각의 시공을 걸어가는 이
하나 둘 잊혀져가는 질곡의 흔적들을
해원으로 내려놓는 예식이려나.
맺힌 돌덩이를 내려놓듯이
하나 둘 조심스레 걸음을 떼는구나.
어느 시공에서 만나게 되려나.
아무도 모르는 미궁의 우주에는
여명을 잠재우는 따스한 손길 있어
고요히 잠든 적막을 깨우며
한 걸음,
두 걸음 자유의 노래 불러본다.
가마솥의 죽 끓듯이 솟아오르는
번뇌의 물결 심력으로 잠재우며
고요바다에 반야의 배를 띄우는 순간..
잊음,
그리고 그 후에 찾아오는
자유로이 오가는 바람의 노래 듣노라.
목숨을 가진 생명이 갖는 고통
貧窮困苦 빈궁곤고
愛別離苦 애별리고
怨憎會苦 원증회고의 아픔이라...
이를 벗어나는 길은
고요 속 지혜를 얻는 길 뿐이다.
잊음 그리고 시공이 흐른 뒤에
밝게 이는 미소향이 참으로 향긋함이라...
貧窮困苦 빈궁곤고: 가난하고 어려워서 괴로운 고통
愛別離苦 애별리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이별의 아픔
怨憎會苦 원증회고: 원망과 미움이 쌓여가는 아픔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