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20(무위자연)

3510, 물러나라

시인 미소향기 2016. 2. 28. 11:16


3510, 물러나라. / 미소향기 지행   어느 한적한 곳을 지납니다. 무수한 업장들이 녹아들어 이룬 안개로 가려진 높은 산봉우리를 봅니다. 많은 골수와 진골이 뒤엉켜 산을 이룬 것을 봅니다. 어쩌면 수많은 이들의 망상들이 피워 올린 넋으로 이루어진 신이라 여겨집니다. 누군가가 다가와선 아는 척을 하는데 서릿발의 감각마냥 차가운 느낌이 엄습을 합니다. 가만히 내 안의 호신강기를 이끌어 어두운 기운의 접근을 금하는 심법을 합니다.   갑자기 강한 한기가 온 몸을 엄습할 즈음에 천지를 가르듯 진동하는 목소리로 누군가가 외칩니다. 물러나라, 물러나라, 물러나라, 요망한 마신이 그 주제를 모르고... 감히 금신의 그림자를 밟는단 말인가... 나에게 접근하려는 혼백을 향한 다급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근엄하면서 또렷한 음성으로 지엄의 명령으로 들립니다.   제마멸사 우주평화 창생안녕 호신일념 일체해원... 일체의 어두운 기운을 걷어내어 밝음의 기운으로 정화하노라 마의 기운을 모조리 제어 한다,는 심결로 호신을 합니다. 진기화신으로 내 안의 우주를 운기하며 길을 갑니다. 많은 혼백들이 뒤엉켜 신음하고 있는 길가에 앞으로 쭉 이어진 밝은 길이 있어 나를 인도하는 것 같습니다.   그 길을 따라 한참을 가다보니 어느 동산에 이르고 저 멀리 지평선 위로 금빛광명을 떨쳐내며 솟구치는 일출을 만납니다. 여의주와 일출의 광명과 합일을 이룹니다. 무량의 고요가 바다와 같이 펼쳐지고 하얀 물결은 어느새 뽀얀 안개로 화합니다. 동해의 저 멀리서부터 하늘을 가득 채우며 커다란 백련의 꽃잎들이 한 장, 또 한 장 그렇게 개화를 이루며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가만히 합장하며 내 안의 仙氣를 끌어올려 우주의 안녕을 발원하며 나와 내 주변의 모든 인연들과 일체창생의 무탈한 정토왕생의 여행을 발원합니다.   이미 오래전 온전함의 진체를 만나고 난 뒤로 아무른 망상에 사로잡히지 않고 나를 추슬러 갈 수 있음이 다행스럽고 모든 인연들에게 손을 내밀어주며 함께 갈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함이라. 가슴은 이미 우주를 담았는데, 지난 시공의 주름, 주름 잡힌 흔적들이 발목을 잡아두는 것은 아마도 이 생 나에게 주어진 지난 시공을 정화하라는 하늘의 메시지 같습니다. 어쩌면 이러함이 함께 구품연화지에 저마다의 자성불의 연화를 피우는 과정이라 여겨집니다..   좌선상태로 접어든 삼매 길에서  仙夢에 이끌려 흘러가면서도 한 점 흔들림 없었고 오로지 인류창생의 안녕과 우주평안을 서원하는 심력을 잃지 않고 꿈속에서도 그 서원, 변함없음에 과히 하늘의 은혜를 헤아려 본다. 수호하며 이끌어 주신 하늘신명과 항상 함께 하는 나의 원신에게도.. 천상의 불보살신명님들께 삼가 삼배의 예를 올린다. 진기화신, 양신수련으로 삼매를 흐르며 그 기운을 따라 흐르며 오가는 정경을 그리며 쓰다.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