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7, 허수아비 / 미소향기 지행
허울 좋은 빈껍데기
하릴 없이 웃고 선 하늘바보..
마음은 이미 푸른 하늘색
눈은 어지러운 강산에 무관심이네.
많이 알고 많이 담으려니
의례히 탐욕의 바람 그침이 없고
무심을 가장한 빈 그림자는
길게 목을 빼고 두리번거린다던가.
우리네 가진 것이라곤
올 때나 역시 갈 때도 빈손일 터
가벼이 깨우니 하하롭고
굳이 이루려 애쓰지 않아도 좋으니라.
오늘도 바람은 어김없더라.
봄이라 봄바람에 꽃은 절로 피어나고
마른 바람 한 자락에 어김없이
사천왕의 기세로 동장군은 엄습하거니.
그러거나 말거나 뭔 대수..
하늘바라기의 해맑은 미소만 허공을 맴돈다.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