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2, 죽음으로의 길에서../ 17, 3, 4 미소향기 지행
한 마음 고요가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몽중애한
시리도록 아픈 가슴은
시공 앞에서 너덜너덜 넝마로 화하고
햇살처럼 따스했던 애정의 눈빛도
이미 서산 노을이 된지도 오래인 듯
돌이켜보면
자신에게서 파생된 것임을 잘 알기에
과히 누구를 탓하며
무엇으로 하소연 할 것인가!
모두가
그 모두가 스스로 저지른 과보에 따름인데...
한 걸음
두 걸음 걸어가는 이 길이
뉘엿뉘엿 짙어가는 황혼
그 붉게 타오르는 환희의 길이기도 하다가
한 생을 마무리하는
죽음으로 치닫는 길임을 자각하니
뚜벅뚜벅 걸어온 흔적들이
너무나도 허무한 것을 알게 하는구나.
소용돌이의 한 생,
그를 돌아보니
모두가 잘 짜여 진 각본에 의한
연기자로 살아온 것 같고
때론 광대의 모습으로
때로는 망나니의 삶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가만히 나열되는
흔적들을 바라보노라면
어쩌면 회귀라는 명제를 앞세워
하나 둘 밝음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임을 알았다.
금빛 노을에
언듯 그려지는 마음 한 자락..
한 때는 알 수 없는
미래를 앞두고 방황하기도 했었다며
수줍게 얼굴 붉히는 촌로의 초상화를 그려본다.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소서.._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