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9, 내 안에 우주를 담고 / 미소향기 지행
깊은 산골짜기로부터
맑고 상큼한 겨울바람이
청정의 웃음 지으며 걸어 내려온다.
멀리 옥천사
범종소리에 녹아 흐르는 노을..
그 기운을 품은 천사의 천정기도에
청자색 하늘에 발그레 홍조를 일구고 있다.
청정인의 간절한
기도로 열리는 금빛우주에는
지난 밤 가슴 언저리를 파고들던
유난히도 빛나는 눈동자
하나를 가만히 건져 올려 보듬어본다.
시리도록 푸른
그 우주의 바다에서 오로지
정각의 길을 향한 불변의 신심
오직 그 하나를 위한 항해의 길에서..
하나 둘 나열 되어오는
우주라는 내 마음바다에 새겨지는
마음이라는 화두를 안으며 고요를 흐르고..
마음으로 사루는
회오리로 오르는 향연을 따라
맑은 빛으로 펼쳐지는 우주
찰나의 기세로 고요의 삼매를 흘러든다.
아 가슴,
시리도록 아픈 가슴의
그 언저리에 금빛 햇살조각들이
화살마냥 파고드는 희열 같은 통증을 느껴본다.
하나 줄 주워 담는다.
모래알 같은 작은 흐린 주각들을..
모두가 나 스스로
해원으로 안고가야 하는 꺼리라는 의미로..
한 자락 밝은 기
운으로 어루만지며
밝고 온전한 자아를 찾기를 바라며
해원 하는 그 순간 뇌리에 새겨지는 앎이라.
숙세의 나의 그림자로..
한때는 나의 일주였음을..
연과임을 알아채는 그 짧은 순간
고요 속 천지삼라만상이 금빛으로 화하는 데
그 찰나
모자람도 넉넉함도 없는
삼매의 강을 흐르는 한 자락
겨울바람의 따뜻하고 향긋한 그 미소를 보았네.
.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