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미소향기
2020. 8. 26. 14:44
5031, 안개 속으로.../ 미소향기
안개비가
온 천지를 두루 채운 듯이
운신의 자유를
허용치 않으려는 듯 장막을 내리친다.
희뿌연 안개로 드리운 길에는
나무도, 풀도 걸어가는 나와 그리고 너
그리고 미물들 까지도
고요를 비옷삼아 덮으며
고운 이를 따라서 걸음을 합니다.
노래하며 흐르던
저 물소리도 잦아들었나.
숨죽여 조심스레 기척을 줄인다.
나무와 풀숲은 이미 안개로
장막 속으로 그 자취를 가린지 오래
어찌 주변과 화합하지 않으리.
고요인의 한 걸음 두 걸음
迷宮미궁을 밀치며
안개 속으로 걸어 갈 뿐이라.
마치 안개의 일부로 녹아들듯이..
염원의 바다를 찾아 가듯이..
부처의 가피력으로 젖어들 듯이..
그렇게 녹아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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