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0, 귀향의 길에서.. / 미소향기
머리에 하얗게 눈꽃이 피었고
장대 같던 허리는 나날이 굽어져 간다.
하루에 하루를 보태며
느는 것이라고는 歸天귀천이라는
그 마음이 뇌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아!
참으로 하릴 없이 살았노라.
나를 위하여 살아온 시공이라지만
또한 그대들을 위한 원으로도 살았고
하는 일 없이 마냥 분주하기도 했더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천상에 태어날
과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둔 것이었으니
이만하면 이 생 여한 없는 생이요,
후회도 미련도
모두 바람인 듯 흩어지더란다.
이제 돌아선 자리에는
성성하던 육신의 힘은 말라만 가고
돌아갈 날을 헤아리는 촌로의 심경
가슴에는 회한의 그리움만 가득하다네.
나누며 비우며 살아온 삶,
이제야 홀가분하게 저 창공을
훨훨 날 수 있을 것이라 여기니
주어진 시간들이 그렇게 소중한 것을..
열심히 염불하여
임의 나라로 나아가려 하나이다.
귀천하지 못하여 방황하는 이들과
무명으로 미로를 헤매는 이들 제도하여
함께 손에 손을 잡고 서로 이끌어
그리움의 고향으로 나아가려하나이다.
도와주소서..
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