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미소향기
2021. 1. 22. 15:45
5385, 목욕.../ 미소향기
목욕을 한다.
작은 몸뚱이를 정성스레 씻고 있다.
묵은 때를 벗겨내고 있다.
아무리 벗겨내어도 끝이 없다.
오욕을 씻어내고
칠정을 씻어낸다.
저 만치 수북한 번뇌를 뜯어내고
주저리 망상의 본체를 잘 헹구어 낸다.
흐르는 물에 몸을 누이며
가만가만 떨어져 내리는
투명한 햇살 한 조각을 주워들고
온 몸을 비누삼아 문지르고
창천을 자유로이 흐르는 흰 구름
구름 한 조각을 늘려서 등을 민단다.
솔가지에 걸린 청풍 한 자락으로
온몸을 헹궈내니 만사가 안온하다.
솔바람에 잘 다려진 옷을 챙겨 입으며
청결한 심신의 목욕을 끝맺음하고 있다.
저만치 하얀 구름 하나가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대뜸 말하기를..
“나도 목욕해야지”..라며
풍덩 그 큰 몸을 물속으로 뛰어든다..
천지우주와 하나를 위하여
마음을 씻어내고 있음이라네.
이것만 씻지 말고 저것도
같이 씻어야 바른 목욕이 아니려나.
즉 몸을 씻으면서 마음도
깨끗이 씻어야 바른 목욕이 되는 것이라네.
21,1,18
미소향기 두 손을 모웁니다...성불하소서.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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