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무심 28

5409, 조주땅 태전선사와 기생 홍련

시인 미소향기 2021. 2. 9. 05:25

 

 

 

      5409, 조주땅 태전선사와 기생 홍련.../ 미소향기 옮김 축융봉 내려가지 않기를 십년 색을 보고 공을 보매 색 그대로 공이네 어찌 조계의 물 한 방울을 홍련의 잎사귀에 떨어뜨릴 수 있으랴. 큰 문장가요, 선비로 명망이 자자했던 한퇴지는 불교를 비방한 일 때문에 좌천을 당했다. 중앙에서 밀려나 조주땅으로 내려와 분심을 삭이던 중이었다. 그는 화풀이 삼아 당시 그곳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던 태전선사의 스타일을 구기게 할 목적으로 고을에서 제일가는 기생 홍련에게 모종의 임무를 맡겼다. 임무라면 뻔하다. 그런데 작업을 개시한지 백일이 되어도 태전선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홍련은 선사의 고매한 인격에 반해 선사를 애인이 아니라 스승으로 모시게 되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홍련은 자기가 화를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하였다. 그래서 선사는 그 문제를 해결할 방편으로 홍련에게 시를 한 수 지어 주었다. 도력뿐만 아니라. 글 실력으로도 자신의 살림살이를 보여 줌으로써 한퇴지와 한 판 승부를 가릴 심산이었다. 결국 이 시 한수로 홍련도 살고 한퇴지는 불교에 귀의하게 되었다. 한다. 미색의 기생을 보고서도 담담한 경지를 색즉시공이라 했다. 홍련의 잎사귀와 조계의 물 한 방울은 남녀의 성을 아름답게 승화시켜 표현 한 것으로 대단한 안목이다. 이 시를 종이가 아니라 홍련의 흰 비단 속치마를 펼쳐놓고 그 위에 일필휘지로 써내려갔다 하니 그 상황도 상상만 해도 멋이 넘친다. 이 시는 반드시 외워두어라. 글자 몇 개만 바꾸면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다. 더불어 시간 나면 붓글씨 연습도 해 두어야 할 것 같다. 아무리 컴퓨터로 인쇄를 해도 글은 그 묘미를 잃는다. 홍련은 몰라도 한퇴지 같은 교양인을 교화시키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 해인사 큰 법당 뒤쪽 외벽의 한 면에 이 장면이 벽화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상 미소향기 모셔온 글입니다. 날마다 좋은 날 이루시고 성불하소서..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