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무심 28

5419, 빗소리를 목탁삼아

시인 미소향기 2021. 2. 9. 11:38

 

5419, 빗소리를 목탁삼아.../ 미소향기 지난날을 회상하며 쓰는 글입니다.. 그날도 꽤나 비가 내리는 여름날이었습니다. 우산을 펼쳐들면 솔가지에서 내리는 빗소리는 아이들 주먹만 한 크기로 제법 굵직한 목탁소리 같고 솔밭 길을 벗어나면 재잘재잘 동자승의 천진 노래 같다. 한 낮인데도 사위가 어둑해진 모양새가 한 줄기 빗줄기를 뿌리며 시원함을 더 할 듯하다. 앞산마루를 지나 산자락 몇 개를 넘어야 하는데.. 한 걸음 두 걸음 저 동산을 향하여 걸어간다. 비는 오는 것이 아니라. 절친한 벗이 노래를 불러주며 동행을 하는 것이라 여기니 절로 정겨운 임을 향한 노래를 부르게 되는 것이랍니다. 나무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그렇게 임의 명호를 부르며 길을 걸어갑니다. 몇 개의 능선을 타고 내리고 하염없이 빗속으로 녹아들고 있음이라. 법우를 벗 삼아 빗소리를 목탁소리삼아 천상의 경계를 내 안으로 담으며 걸림 없는 대자연 속으로 녹아 들어간다. 문득 주변경계가 훤하게 밝아오는 듯 일체가 열리는 심안의 경계를 보여주고 있는 듯.. 그렇게 비와 일체를 이루며 걸어가는 동안 날을 점차 맑아지더니 햇살이 방긋 웃음 웃는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면 걸어 온 길에 별반 기억이 없다. 그저 기억나는 것이라곤 석가모니부처님의 손을 잡고 수많은 보살 신명들과 함께 오랜 여행을 마친 듯하다.. 언제 어떻게 왔는지 찰나 간에 지난 온 듯 여겨진다.... 이제 지난 기억 속의 환희를 마음으로 갈무리 하려합니다. 그렇게 임의 명호를 부르며 가는 길이었습니다.....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천상천하 무여불 시방세계 역무비 세간소유 아진견 일체무유 여불자 고아일심 귀명정례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인연하시는 모든 분들과 일체 존재들이 불연을 맺으시고 모두 성불하십시오.. 미소향기 두 손을 모웁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