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 현무 / 남 백
한자락 춤사위에 천지현황 여명일고
일월마저 부끄러워 구름아래 숨어들고
풍운이 가린 틈새로 뽀얀 살결 곱기도 하여라.
내 안으로 천년의 향기 번져나니
겁겁의 얽인 실타래가
한 점 춤사위로 풀려나네.
가만히 천과 지를 회전하니
천상과 지상이 내 안에 잠겨들고
좌용 우호라 향불 피워 하늘을 보니
하늘향하여 솟구치는 화룡의 기세를 보라.
현현 묘묘 기이한 현상이
한 점 춤동작에 숨어들고.
누리 가득 번지는 밝음의 빛 무리를
천지를 비추이듯 내 안에서 번져나고
천하의 가녀린 생명들을 어루만져 주는구나.
서서히 멈추는 춤사위 사이로
방긋 빛살이 곱기도 하여라.
천지를 아우르듯 흐르는 신심사이로
해 원 지심 더욱 간절하게 깊어가니
바람이 지나는 듯 온 천지 평화로워라.
삼매에 들어 심결 따라 흐르고
춤사위 사이로 시공은 흘러가는 중에
평화로이 열리는 하늘이
가만히 웃음으로 반기네. / 남 백
삼매에 흘러가는 중에,
현무를 실제로 하는 것처럼
생생한 모습을 겪으면서 느껴지는 대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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