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76, 향기.../ 미소향기
고운님의 명호를 부르며
고요 속으로 젖어드는 길에는
삼라만상 존재들이 저마다
손 내밀며 함께 가자 청합니다.
비운 듯 쾌청한 우주에는
맑은 빛 하나 새어들어 길 열리고
아늑한 우주의 경계는 그렇게
시공을 거슬러 겁 외의 여행을 합니다,
세상의 빛이 되기를 원하며..
모두를 포용하는 큰 가슴으로
그렇게 인연들과 함께 하기를..
거룩한 임의 길을 신나게 걸어갑니다.
살랑 바람이 불어오는 길에는
은은한 향기가 누리를 뒤덮습니다.
누구라도 탄성을 내지르게 하는
봄의 미묘한 향기로 천지를 감쌉니다.
5475, 비밀.../ 미소향기
나직한 속삭임 어디서 날려 오는가.
목련꽃향기 실은 저 바람이
지나는 길에 들려가는 기척인가.
고운 향기 나풀대며
들꽃들이 피어나는 환희소리인가.
기지개로 하품소리 같은 저 여운은
봄꿈을 깨우며 비밀의 문을 여는 듯..
이 마음 내려놓은 우주에는
가만가만 흘러드는 만남의 설렘인가.
참으로 알 수 없으라.
봄이라
만상만화 보란 듯이 피어나고
하늘 오르는 아지랑이 동반하여
따스한 햇살은 이리 곱게 내리는데
이내 마음결 스미며
들려오는 아릿한 저 휘파람소리는
어느 고운 이의 그리움이련가요.
선객의 마음에 살랑 물결 이룬답니다.
신명으로 깨어나는 봄 맞으려
향기로 꾀어내는 봄 동산으로
달래 냉이 봄나물 간단히 챙겨서
서둘러 봄 소풍을 떠나야하겠습니다.
5474, 마음동산에 .../ 미소향기
산안개 자욱하게 드리운 봄이라
마음 이끄는 대로 가벼운 차림으로
청솔향기 그윽한 화엄동산을 걷는다.
향긋한 꽃들의 미소향기 벗하여
봄 산을 거니는 이 미쁨이야,
어디에 견주어도 모자람이 없으리라.
앞산 발그레 얼굴 붉힌 진달래도
산 벚꽃 앞 다퉈 피어난 그 동산으로
산도화 꽃은 붉은 빛으로 덧칠을 더합니다.
앙상하던 풀숲사이로 여린 생명들이
임 기다림의 노래를 부르며 웃음 웃고
여기도 저기도 파릇파릇 작은 손을 내민다.
작년가을에 떠난 꾀꼬리 노랫소리도
어김없이 들려오는 것을 보면
봄이 오긴 제대로 찾아온 것이 맞습니다..
만상만화 깨어나는 이 봄의 환희를..
임과 나누리라는 이 미쁜 마음 하나로
환희의 노래 불러 깨우며 봄 산을 거닙니다.
5473, 봄 마중.../ 미소향기
흰 구름 흐르는 그 하늘에는
봄바람에 실려 온 꽃향기를 따라서
그 뉘의 그리움도 서둘러 길을 떠납니다.
봄꽃이 피어나는 동산에는
아지랑이 아롱대며 휘돌아 오르고
개화의 웃음소리로 봄을 깨우고 있는데
하늘 끝 어디라도 가리라며
간절히 기도하는 여인의 축원인양
말없이 봄은 그렇게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고운임을 기리는 심정으로
이 마음 밭을 정성스레 가꾸어서
향기 고운 꽃을 피워 성불과를 맺으리라.
5471, 임을 부르는 노래.../ 미소향기
고요의 시공 속 그 봄의 경계에는
향기 앞세워 봄꽃들은 향연을 펼치시고
아지랑이 사이로 휘도는 향기바람
삼매를 깨우는 마음결을 헤집고 드는데
그 뉘의 간절한 노랫소리는 흘러
봄 산을 감싸며 한 점 바람이 된답니다.
기다림,
고행의 긴 바탕이 있었기에
계절인연으로 진달래 눈 틔우기 바쁘고
선객의 나직한 염불소리는 흘러
삼라만상을 깨우는 청정바람이 된답니다.
5469, 봄비 오는 소리에.../ 미소향기
한밤중에 내리는 빗소리에 실려
아련한 추억 속으로 흘러들고 있는데,
매화향기 쫓아가는 나비가 되어
향기동산으로 달려가는 삼매 속 시공에는
삼라를 다독이며 손에 손을 잡고서
반야동산으로 가리라는 간절한 이 마음
도란도란 속삭이며 법담에 취한 듯이
삼매 속 그 강으로 흘러들고 있음이네.
다독다독 솔가지에 내리는 소리에
행여나 임이시랴, 귀 기우려 들어봅니다.
5468, 미소향기의 봄 편지 ../ 미소향기
고운임을 떠올리면
절로 설레는 사모의 마음이라.
선객의 마음에도 봄이 찾아왔음이라.
지극한 이 심경을
그 누가 알랴마는 들켜버린
아이처럼 끙끙대며 속을 앓았더랍니다.
임의 부드러운 손길 스치면
봄이 오는 여운처럼 편안한
향기로운 수면을 취하게 되는 것을..
햇살에 실어 온 그리움 하나
가만히 불러 세워 안부를 묻고
살며시 안아주며 안녕을 비는 것을..
바람결 전하는 편지 한 장
핑크빛 글씨로 써내려가는 연서
진달래 붉은 연정 은은히 배어있었네.
임 그리움 절절이 담아내어
산안개 밀어주며 흐르는 저 바람에
미소향기 그득한 마음 실어 보냅니다.
5467, 비움 그리고 채움.../ 미소향기
빈 가슴에 이는 바람은
또 어느 그리움을 찾아 흐르시는가.
진리를 찾아가는 여행이련만
세속의 잡다한 세사에 얽매이며
번뇌하며 망상에 쌓여 구르지는 않는가.
거룩한 가르침 펼치어서
임을 기리며 이 마음 내려놓으며
대자비의 길을 따라 걸음을 놓습니다.
마음 가는 대로 흐르는 길
어느 고요한 공간에 들게 되고
하나 둘 인연들의 안녕을 축원하는 길에
비움이라, 아름다운 나눔이여
아련한 저 물소리 마음 길을 열고
한 자락 솔바람으로 걸어가는 자유로움..
하나 둘 제 자리를 찾아들면
서서히 깨어나는 개화의 탄성노래와
바람에 실려 오는 임을 부르는 노랫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