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8, 서러움을 지우며 / 남 백 햇살이 쓸고 가는 텅 빈 우주 그 넓디넓은 공간 의지 할 곳 없는 몸 쉴 곳 없어 헤매는 시공위에도 여명은 어김없이 돋아나고 아스라한 시간을 펼쳐놓고 쓰다듬는 선객의 미소 뒤로 멈췄던 시계추는 다시금 노래를 한다. 의지 처 없는 삶이란. 참으로 춥고 가여운 여정이리라. 어느 온정으로도 채우지 못하는 이 깊은 수렁의 허기를 어찌 메우려나. 마음의 가난, 그 옹이 진 마음 속 에 여유란 치장의 일부로만 보일 뿐 물도 새어들지 못하고 한겨울 냉기만 주인인양 앉아 있네. 싸늘함, 그 치켜뜬 눈망울 옹색할 대로 옹색한 궁핍의 몰골 무표정한 그에게서 이 삶 최고의 서러움을 보았나니. 봄바람 같은 온기 한 자락 나누는 여유로 살포시 보듬으며 이 생 가녀린 서러움 모두를 손 내밀어 녹여주며 이끌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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