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8, 어둠의 옷을 벗는다는 것은 / 미소향기 지행
감추려 애를 쓴다고 하더라도 끝내는
흔적 없이 묻혀버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네.
감내하지 못할 어둠의 끄나풀로 인하여
하늘도 외면하고 자연마저 등을 돌린다면
그것만큼 초라한 이는 세상 속 어디에도 없으리라.
그것은 마치 야위고 초라한 몰골 위에
엄동 추위가 엄습함과 다름없는 형세 아닌가.
아무에게도 관심 받지 못하는
인연에게서도 외면 받는 처지
그러한 이에겐 더 이상 내일의 희망은 없을 것이다.
칠흑 같은 어둠이라 해도 언젠가는
밝음 앞에 그 뿌리가 들어나 보이는 법이다.
그 어느 추악한 행위도
맑음 앞에서는 일말의 감춤 없이
모두가 명백히 들어나기 마련 인 것이다.
어둠이란 지움이 아니라 가둠이다.
그래서 밝은 행위에 반하는 일체의 행위는
스스로를 얽어매어 자유를 포기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자신은 잘 모른다.
스스로 돌아보지 않으면 찾아내기가 좀체 어렵다.
그래서
밝음 앞에서는 나신마저 벗어던지며
모두가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들추어내지만,
어둠의 장막이 드려지면 이때다 싶어
스스로 악의 옷으로 갈아입는 것은 아닌지
항상 깨어있어 돌아보고 또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날마다 좋은 날 이루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