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6, 태풍이 지나가고 / 미소향기 지행 빗소리 바람소리 절로 어울려 큼지막한 교향곡으로 울려나는 시각 고요의 강물은 내 안을 흘러들고 무심의 바윗돌을 빙빙 맴돌다 가시네. 틈새를 찾아드는 번뇌의 손길도 질척거리는 망상의 끈질긴 유혹까지 한 마음 고요를 흔들려 달려들어도 지극한 이의 옷깃조차 어쩌지를 못한다오. 미친 듯 불어오는 강렬한 기세의 바람 창문을 부술 듯이 때리는 빗소리도 고요를 부르는 계곡물의 노래에 불과하니 태풍의 기운을 벗하여 삼매를 흘러서 간다네. 악마를 다스리는 술사의 휘파람소리 채찍으로 내치며 득달하는 사천왕같이.. 태풍의 기세는 갈수록 저리 강렬한데 지상의 소요중생이 어디에서 몸을 쉬는지. 그렇게 매섭든 기세도 점점 약해지고 사위는 점점 밝아져 오는 아침 시각 자취를 여며가는 태풍의 먼 발취에서 멍들고 시든 존재들을 마음으로 보듬는다.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 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선시19(무위자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319, 내게 주어진 시공  (0) 2015.07.20
3317, 생명  (0) 2015.07.20
3315, 은혜도 원망도  (0) 2015.07.20
3314, 물도 바람도  (0) 2015.07.20
3313, 기도하는 밤  (0) 2015.07.2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