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노을 앞에서 / 미소향기 빈 수레에 담긴 구름 몇 조각 하늘이고 선 산봉으로 길게 걸리었고 하루를 다하는 듯 손 흔드는 석양 서천 멀리 불사르며 노을 저리 붉은데. 뉘 기다림인가. 한 뼘 남게 걸린 해는 졸린 눈 사이로 오는 임 기다림에 애를 태우고 붉은 눈물 자르르 속앓이를 하는구나. 내게 주어진 생의 짐 보따리 천명이라 이름하며 걸어온 여정에는 하여 많은 은혜와 나눔으로 행복했었고 그것이면 족하다며 한없는 웃음 웃었으니. 너와 나 애를 태우며 지나온 걸음걸음 분별마저 놓아버린 대 자유를 알았으니 이만한 여유와 사랑을 듬뿍 받았으니 참으로 신명난 삶이라. 이것으로 충분하여라. 주어진 만큼 내려 받았고 들린 만큼 원 없이 나누며 가는 길 백발 앞에 선 지금 아무른 욕심 없노라며. 허허롭게 열린 가슴으로 붉은 노을 그득 담으니 아, 고요를 일구며 살아온 그 시공 속 솔바람 한 줄기 내 맘같이 시원하게 불어주네. ---日 日 好 是 日--- 미소향기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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