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9, 허물을 벗는 봄 / 남 백 길 가면 그림자 따르듯이 발길 가는 곳마다 빈 자욱은 남는가. 쓺이 있어 그대 자유로운가. 하릴없이 나는 왜 여기서 머문단 말인가. 목 놓아 슬피 울지 말라. 내가 누구인가를 필히 알기 전에는 절대로 침묵을 벗하여 삭이는 그런 눈물은 흘리지 마라. 누구라도 허물은 있나니 굳이 들추어 상흔을 낸단 말인가. 가만히 덮다보면 상처도 쉬이 아물 터. 밀려오는 봄, 그 노래 함께 듣자구나. 아, 누구의 밤이 이다지도 길다던가. 눈물로 그려진 그 강나루에는 가슴과 가슴을 잇는 향기 맴돌아 뱃사공의 구슬픈 노래는 물결 되느냐. 세상의 걸친 허물 그 그림자 아옹다옹 살아가는 흔적으로 아롱지는가. 다가서는 중에 흩어지는 내 그리움 석양으로 웃고 있는 허물 벗는 봄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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