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4, 겁 외의 여행 / 9, 25 미소향기 지행 가랑비 촉촉이 내리는 날 갈참나무 너른 이파리마다 송알송알 청정 염주들 열렸더니 한 바탕 인과를 깨우는 노래 누가 먼저라 앞 다퉈 불러 재낍니다. 멀리 청정계곡 사이로 맑게 번져나는 산안개 밀치며 목탁소리 구르는 듯 흐르고 신심의 염불소리 끊어질듯 이어지면 천지 존재들 모여앉아 함께 귀 기울입니다. 한 걸음에 나를 낮추고 또 한 걸음에 나를 비우나니 한 걸음에 또한 나를 잊었으니 우아일체 무심삼매 펼쳐지는 고요바다 고요의 경계가 이미 한 방울 물로 흘러갑니다. 집착에서 자유로우니 오고 갊에 절로 얽매이지 않음이더라. 무심의 경계가 멀지 않아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서 그윽함을 배워버린 지 이미 오래 전 일이라 하네. 날마다 좋은 날 이루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



'선시18(바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3116, 가을날  (0) 2014.10.13
3115, 無想  (0) 2014.10.13
3113, 축원 속의 빗소리  (0) 2014.10.13
3112, 가을의 계곡  (0) 2014.10.13
3111, 가을 산  (0) 2014.10.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