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2, 가을의 계곡 / 미소향기 지행
날 개인 어제는
저리도 시끄럽더니
시름 떠난 오늘
저문 듯이 자리한
이 고요는 또 무슨 연유인가.
빈 마음 틈새
자유로이 비워 둔 자리마다
하나 둘 쌓여가는 낙엽
아무도 찾지 않는 마른 계곡엔..
염불노래 누리를 안으며 흐르고 있는데..
어제의
맑은 청춘 하나가
먼 하늘 우러러 두 손 모우고
어느 고운사랑 기리며
저리도 정성으로 향불 피우고 계시나.
창을 열고 내다보는
얼굴가득 그려놓은 주름골마다
붉은 물감으로 그려놓은
단풍의 노래만 그 자리를 대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