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8, 허물을 벗는 나비 / 15, 12, 30/ 미소향기 지행
기나긴 고행의 끝자리
푸른 하늘을 훨훨 날고픈 그 소망으로
지켜온 인고의 시간은 흘러
마른 가지 깨우는 봄비 한 줄기
여명을 일구며 내리는 햇살 한 자락
살랑이며 날려 온 봄바람에 실려 온
장다리 민들레들의 달달한 향기
유혹하는 어느 햇살 좋은 봄날
길게 기지개로 시작하는 태동
청동 갑옷의 두툼한 깃을
한 땀 두 땀 뜯어내는 손길에는
발그레 핏빛 멍울이 들었을 즈음
합장하며 염원하는 기도
순간 새어드는 햇살 한 조각과
답답한 가슴 틔어주는 맑은 바람
한 숨결 길게 들이쉬며
떨쳐내는 길고도 가냘픈 다리에
붉은 힘줄이 새겨지고
앙간 힘 다하여 움츠린 몸 크게 떨칠 때
고이 지켜온
요람의 벽은 허물어지고
퍼덕이는 날개 짓은 시작되고
머리를 내밀어 청정의 눈을 뜬다.
한 호흡 길게 청정의 숨을 쉬다가
가녀린 다리를 차례차례 쭉 펴 보다.
활시위 같은 날래 깃을
힘주어 펴는 순간
온전한 나비가 된다.
하늘을 나는 나비의 꿈을 이루어
신세계를 향하여 날개를 퍼덕인다.
노랑나비의 혼을 일구어
하늘하늘 금빛 천사의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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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무던히 인내하며 소망한 일들이 있었고
사람이기에 사람답게 지켜가야 할 도리가 있음이라.
이생에 이루어야 할 크나큰 과제도 있음을 망각하지 말고
사람이 사람답고 자연의 흐름에 보조를 맞추어 걷다보면
절로 즐겁고 신명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욕심에 혼을 빼앗긴 허울만 사람인 모습으로 살기보다는
고요히 녹아드는 사계의 풍광을 마음에 담아두는
하루하루를 만족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이가 되시기를 바란다.
한 마리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게 되시기를 소원한다.***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
이 인연공덕으로 성불하옵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