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11, 내 안의 친구 / 미소향기 세속에 흔들리다 문득 꿈 깨우니 어제의 청년이 어느 듯 황혼일세. 물 같이 흐르는 세월을 탓하지 마세나. 하얗게 서리 내린 초로의 외모지만 선으로 일구어 온 아름다운 날 많았고 신명으로 살아온 최선의 길을 걸었지 않았던가. 후회 없이 살았노라 안도하는 뒤안길에서 흐르는 물에다 운명을 띄어 보냈고 지나는 바람에다 아쉬움을 실었더란다. 친구야 우리이제 마음 놓아 외쳐보자 고요를 흐르며 천만부처를 알현하였고 천상의 문을 열고 신명으로 살았었고 삼매로 흘러들어 이미 적멸로 들었으니. 이만하면 부러울 것 또 있으랴. 고요를 아니 본래의 그 고향을 보나니 가만히 합장하여 우주삼라를 살포시 보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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