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7, 빈손 / 미소향기
무심으로 가는 바람의 길
그 가벼운 걸음걸이를 따라 걸으며
노을 사이로 번져오는
끝 모를 회한 가슴으로 안다 보면
내 앞의 장벽으로
우뚝 멈춰선 생의 황혼녘
그 긴 세월을 마주하다보면
무딜 대로 무디어 버린 나 아닌, 나
낯선 얼굴 하나를 만나는 날
올 때도 그렇거니와
갈 때도 역시 빈손이기를 갈망하며
저기 흘러가는 바람의 처지이기를..
흔적 없는 나를 꿈꾸며.
집요하게 찾아도 보았고
욕망의 돋보기 속으로 찾아도 보았으니
이만하면 하는 안도의 뒤안길
이제 와서 무슨 미련 있다 할 것인가.
지나온 길, 반추하는 시각
붉게 타는 저녁노을 그 회한으로..
흐르는 눈물 여한 없이 나누어
흩어짐을 알기에. 나 또한 저와
다름없으리란 것을 마음으로 깨우네.
가슴과 가슴을 마주하여
미련이나 허전함 일지 않도록
흐르는 것은 다 흘러가도록
다가오는 것은 활짝 열린 가슴으로 안으며
아쉬움 남지 않게 다독이며
자연의 흐름 그대로 가슴 펴고
흘러드는 무심의 빈손에는
영겁을 휘돌아 마주하는 바람 하나 들려있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