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6, 가을이 깊어지니 솔은 더욱 푸르고 / 남 백 은근히 불러내는 풀벌레들의 합창에 취하는 가을 천지에 빈자리 없이 빼곡히 채워지고 황금벌판에는 허수아비 덩그러니 남아 가을을 대신하며 허허웃음 웃는다. 물소리 잦아진 골짜기에는 고요를 일구는 살랑바람에도 떨어지는 입새들의 탄식소리 쌓여가고 울긋불긋 옷매 다듬은 모든 별리의 사연 담은 단풍 애틋한 이야기에 취하여 걷는 가을 길 그래도 좋아라. 가을이 깊어질수록 앞산의 솔은 더욱 푸르기만 하고 그 어느 간절함은 푸른 신심이 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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