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2, 봄비 오는 날 / 미소향기 지행
찬바람 쓸고 간 빈 뜰에도
봄비는 보슬보슬 절로 내리고
삼라만상 메마른 아우성을
살며시 달래며 봄비 오는 날이다.
밤 새워 멈춰선 계곡물도
절로 신명의 목소리를 돋우고
얼음 녹은 대지는 긴 잠을 깨고
부스스 기지개하며 몸을 떨어댄다.
이 비 그치면 뜰 앞의
홍매 백매 봉오리 열어젖히고
앞 다퉈 지난 이야기로 밤을 새우며
천지사방 봄 향기 물신 풍겨 줄 터이지.
봄비 오는 날은
천지에 드리워진 적막을 불러 깨워
정령들의 깊은 잠을 깨우며
낙숫물 장단 맞춰 삼매가기 딱 좋아라.
날마다 좋은 날 이루소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