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1, 맑은 바람이 불어오면 / 미소향기 지행
소리 없이 새어드는 달빛조각들
하나 둘 주워 모아 등불을 밝히고
임께로 향하는 마음 길게 늘여
삼매의 배에 가만히 실어 두었습니다.
맑은 바람 불어오면 내 염원의
돛을 높이 올리고 배를 띄우렵니다.
영겁의 기다림으로 조바심하는
그런 날 많았지만 오직 하나를 위함이라며
오늘까지 무량의 시공을 찰랑이며
우주 삼계를 휘돌아 현겁에 이르렀습니다.
끊임없이 솟구치는 번뇌의 유혹에서
그와 더불어 잠을 자는 동안
모든 번뇌와 망상이 내가 짓고
내가 거두어야 할 것임을 알고 난 후론..
내 안고 가야 할 인과라 여기며..
착한 그림자로..
듬직한 나의 동행으로 여기게 되었고
그것으로 자유의 마음을 갖게 되었더랍니다.
언제라도
한 숨결 오가는 중에
찰나 간 우주는 펼쳐지고
길게 이어진 고향 길을 찾아들게 된답니다.
언제라도 바람이 불어오면
물결은 출렁이나니 그로서 배는 흐르고
언제라도 수승의 계단을 오르는
천상의 여행은 그렇게 펼쳐지는 거랍니다.
물이 흘러 바다를 이루듯이
내 안의 우주에도 물결 출렁이고
물새의 간절한 아리아는 길게 울려납니다.
사는 동안
붉은 눈물로 강을 이룬 날 많았고,
해원으로 몸살 앓은 날 무수히 많았지만
삼매의 배에 몸을 싣고 일심 발원 일구어
그저 마음으로 찾아들어 손을 잡았더랍니다.
내게 주어진 이생의 의미,
그것은 축복에 이르는 수승의 好期호기였었고
무지개로 지어 낸 하늘 오르는 계단
천상으로 가는 길이 길게 펼쳐진 것임을 보았습니다.
고요의 몸을 이루어 한 점 빛으로
신명으로 살아가는 의미로 남기를 서원하며
그 길을 따라 宇宙蒼生우주창생들
손에 손을 잡으며 함께 오르고 싶었답니다.
스스로 낮추어 다가서서
밝고 좋은 것은 주변으로 함께 나누고
모든 어둠은 해원하여 조금씩 밝아지는
그런 세상이기를 마음으로 신심 발원하였기로..
맑은 바람 불어오면
내 마음 싣고 흐르는 자유의 배를 띄우고
우주법계의 바다를 찰랑이며 흘러
위없는 고향으로 신나는 귀향을 이루렵니다.
하늘에 드는 그 순간까지
나의 나를 이루어 윤회 없는 생을 맞으렵니다.
윤회를 끝맺음 하여
더 없는 보리의 언덕에 몸을 쉼 하렵니다.
이러한 서원으로 삼가 하늘에 고하나이다.
이 인연공덕으로 선과를 이루어 성불 하소서..
지행의 비밀 글 중에서..미소향기 지행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