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87, 고요를 벗하며../ 8, 5/ 미소향기 한 낮의 더위도 차츰 그 기세를 수그리는 자정이면 오롯이 임 그리는 달님의 고운 미소 벗하여 선객의 마음 어느새 고요의 나래를 활짝 펼치어 넘실넘실 무량겁의 파도를 밟으며 삼매를 흐르고 대숲에 새어드는 바람 가만히 불러다가 앞세우며 우주 삼라만상을 살포시 껴안으며 한 숨결 불어넣고 이 시공, 이 순간 잠 못 이루는 이의 고운 꿈결을 편안하게 보듬어 주리라. 천만 회한 연연의 자취들이 꽃으로 환생하듯이 청정고요를 흐르는 길에 남겨진 고요선인의 향긋한 미소 내가 가진 이 조그마한 자유를 그대들에게 모두 드리리라. 이웃으로 세상으로 향긋한 미소가 번지는 이치를 두고 우주 삼라만상이 내 안의 일부임을 확연히 알고 나니 덧없음도 한 방울 물이 되고 청정법계도 한 자락 바람으로 녹아듦을 아나니 보고 듣고 느끼는 이 모두가 모두가 다 아름답고 흥겨울 뿐이라네.

'선시20(무위자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589, 공간에 드는 찰나  (0) 2017.01.11
3588, 감사  (0) 2017.01.11
3586, 간절함으로   (0) 2017.01.11
3585, 신명   (0) 2017.01.11
3584, 금록을 만나다  (0) 2017.01.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