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4, 가는 이의 마음인가. 남 백 산안개 걷어진 자리마다 가을 산색 더욱 붉어오고 요란으로 흐르던 계곡 물소리 연륜으로 찾아드는 고요함이려나. 석양 앞에 길게 내린 대지에 드리는 빈 그림자 하나 소임 다한 이의 마음 같구나. 눈시울 시리는 연유를 그에게 물어본다. 이 가을 붉게 타는 가을 산 앞에서 지난 기억 하나 둘 헤아리며 신명으로 지나온 추억의 시공들을 두손 모아 축원하며 해원으로 보낸다. 남 백

      1233, 위하고 나누면서/ 남 백 인간의 마음 천 만 갈래라지만 어두운 마음으로 천가지 죄업을 짓고 한 마음 잘 다스리면 천 만가지 복을 받게 되나니 마음을 쓰는 법에 따라 복도 되고 업도 되느니 우리의 마음이 잠시의 선택에 따라 밝음의 빛이 되기도 하며 칠흑의 어둠이 되기도 하느니 이왕지사 한 평생이라면 위하고 나누면서 밝고 환하게 살아가는 것 참으로 멋진 인생 아니련가. 남 백

      1232, 가을을 찾아 떠나는 길에서/ 남 백 지난 그리움 하나가 가는 길 멈춰 세우거든 고요 속 인정 하나 베풀어 빈 마음으로 해원하며 가라시던 삼매 가는 길에 만난 득도승의 해탈문을 되뇌이며 구도인의 빈 가슴 푸른 바람으로 채우며 길을 가련다. 스스로 흘러서 가는 마음 속 깊이 패인 무심으로 흐르는 강을 따라 울긋불긋 가을을 찾아 길을 나선다. 언제 다가온 줄도 모르는 사이에 익을대로 익어버린 저마다 산색 고운 옷 갈아입은 가을의 산하 그 계곡 속으로 빠져든다. 남 백

      1231, 빈 그림자 하나 내려놓고 /. 남 백 서늘한 바람의 웃음소리 대지를 깔고 앉으면 서산의 기운 해는 석양으로 얼굴 가린다. 내 안의 길게 이어진 그리움 하나 간절히 적어 무심한 가을 바람의 귀퉁이에 매어 보낸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조차 흐릿한 시간 속의 추억 하나 만상이 울긋불긋 화려하게 원색의 옷으로 치장 할 때 즈음 새록새록 피어나는 것 가을에 피는 꽃 향기 때문일까요. 길은 멀어도 너를 찾아가는 벌걸음은 이리도 가벼운데 먼 길 가는 흰구름 하나 같이 가자 졸라대는 데 서산 노을 붉게 번질 때면 빈 그림자 하나 가만히 내려 놓고 내 안의 울적함 꺼내어 마냥 울고픈 날이다. 남 백

        1230, 가을은 나를 돌아 보는 계절/ 남 백 녹음이라 푸르름도 흐르는 시공 앞에 무릎을 꿇었나. 햇살 사이로 부는 바람도 작은 한기를 품었어라. 여름 내내 분단장으로 알뜰히도 키워온 연정 앞에서 부끄러움에 얼굴 붉히며 울긋 불긋 가는 치비를 서두른다. 내 안의 청정심에는 서산에 기운 해가 그 빛을 더하고 앞만보고 달려온 자신의 발자취를 다시금 돌아 보는 시각이다. 그리움이 산색으로 녹아 가을을 앓는가. 횡하니 달려가는 가을 바람 하나 선객의 마음자리를 헤치고 들어 온다. 아 깊어가는 가을 앞에 그리움 한 자락으로 동무삼아 윤회의 그 길로 흘러 보련다. 남 백

      1229, 가을을 보자기에 담은 여인 / 남 백 우주를 지나는 길에서 만나는 어느 여인의 연분홍 보자기에 싱그러운 가을을 담아 버렸나 보다. 지난 길목마다 향긋한 국화향이 적신 듯이 날리고 가을이라 떠나는 이들의 바쁜 발길을 재촉 하려는지 가을해도 이미 서산에 기우는데 지극한 이별 앞에서도 저리도 초연한 웃음 웃는 연유 그 속내를 곱게 단장한 나뭇잎들에게 살며시 물어 보련다. 가을이라 산마다 계곡마다 붉그레한 이야기로 서로 정겹고 떠가는 흰 구름도 높아만 가는 하늘을 따르는데 어느 촌로의 입가에는 풍요한 여유의 미소 하나가 지붕 위의 하얀 박처럼 열려 있더라. 고요히 젖어 가는 삼매 가는 길 우주 삼 라가 하나로 길게 이어지면 정각의 걸음 절로 신명나고 가을을 담은 여인의 보자기에선 향긋한 국화 향이 걸음걸음 절로 풍겨 나오더라. 남 백

'선시9(햇살에 실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31, 빈 그림자 하나 내려놓고   (0) 2011.09.24
1230, 가을은 나를 돌아 보는 계절  (0) 2011.09.23
1228, 천진한 바람의 장난   (0) 2011.09.23
1227, 이슬  (0) 2011.09.21
1226, 고요히 흐르는 강  (0) 2011.09.19

      1228, 천진한 바람의 장난 / 남 백 웃으라며 그리 안달하여도 묵묵부답 고개 휘젓더니 지나는 가을 바람 하나에 쉬이 몸을 내어주는 코스모스. 틈새마다 헤집고 들어 간지럼을 태우며 장난질 하여도 옷깃만 만지작 거릴뿐 바람 탁을 하지 않으니 몸살 난 저 솔바람 하나 가지위에 햇살 하나 집어다가 에라 이거나 먹으라며 구름에다 던져 버리네. 구름 사이의 햇님 넌지시 방글 웃음 웃으면서 천진 바람의 장난에도 껄 껄 껄 자애로운 웃음으로 답하시네. 남 백

      1227, 이슬/ 남 백 어느 하늘신선의 그리움 하나 품었느냐. 초롱초롱 그리움 눈망울 사이로 푸른 하늘이 흐르고 청학 하나가 유유하고 서산 걸린 반달도 걸렸구나. 뉘의 그리움 인가. 천상 선녀의 한없는 품으로 녹아드는 청산이던가. 우주의 별빛 닮아 푸르더니 멀리 여명 깨우고 스며드는 햇살 한 조각에 영롱한 빛 그 묘함이라니 참으로 알 수 없어라. 가만히 들여다보면 좌선 삼매에 들어 맑게 웃음 웃는 그대 안의 저 이는 또 누구인가. 남 백 풀잎에 맺힌 이슬, 그의 눈을 들여다 보며..

        1226, 고요히 흐르는 강 / 남 백 긴 그리움 하나가 갈 길을 묻고 하늘가 흰구름 함께 흘러가다보면 하늘 그리는 이의 마음은 여유로이 흘러 고요 삼매로 젖어든다. 계곡 물소리에 마음 씻어 흰구름 흐르는 청정 바람에 말리느니 넓적 바위에 방석 삼아 앉았으니 가을바람은 산 색따라 선선히 불어오고 하늘 아래 淨靜의 좌선 삼매라 향긋한 천상의 仙香 이리도 곱게 날리느냐. 내 안으로 충만함 피어나고 고요히 흘러 만나는 강이더라. 남 백

'선시9(햇살에 실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28, 천진한 바람의 장난   (0) 2011.09.23
1227, 이슬  (0) 2011.09.21
1225, 가을은 하늘의 계절이련가./   (0) 2011.09.19
1224, 가을에 만나는 그리움 하나  (0) 2011.09.19
1223, 하늘이 내리는 날  (0) 2011.09.17

      1225, 가을은 하늘의 계절이련가./ 남 백 산들 부는 바람에 속내를 내어주는 성숙한 가을 산 앞에서 지난 염천의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불타오르던 열애의 흔적들 들어다 보면 무슨 이야기 저리 많아 산 산 물 물 이파리 마다 붉고도 노란 그리움의 시상들이 물에도 나무에도 매달리고 흘러가고.. 온 산하를 물들이네. 그 누구의 그리움이 남겨 진것일까. 여름밤의 뭍 별들이 꽃을 피워 올린정성들로 천지에 가득한 것을 보면.. 가을은 분명 축복으로 가는 풍요 하늘의 계절인게로구나. 남 백

'선시9(햇살에 실려)'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27, 이슬  (0) 2011.09.21
1226, 고요히 흐르는 강  (0) 2011.09.19
1224, 가을에 만나는 그리움 하나  (0) 2011.09.19
1223, 하늘이 내리는 날  (0) 2011.09.17
1222, 가을을 앓는 이  (0) 2011.09.1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