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 안개 갈린 규봉암자에는.../ 미소향기
절벽위 천년 누각에
빈수레의 그림자 멎었고
하늘 그리는 이 마음에
적막을 깨우는 둥근 달 떠오르네
뉘라서
부처의 길 멀다 하더뇨.
흐르는 구름 사이로
청정의 노래하는 바람이 되어
하늘과 땅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는 몸이
부처가 아니라면
또 뭐라 부른단 말이더냐.
돌아보면 선 바람은
삼계우주를 오고 가고
이 몸은 바람되어
삼라만상 품어 안고 유주하련다.
무등산, 솟은 입석대마다
신령스런 빛 서리었으니
산안개 둘러친 규봉자락에
오색 무지개 상스럽게 걸렸구나.
무등산 규봉암자를 그리며...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합장
1201, 육신을 벗고 귀천하는 그 날에는.. / 남 백
이 몸이 육신을 벗고 하늘에 귀천 할 때는
한 점 미풍으로 소리 없이 물러나게 하여 주옵소서.
목숨 다한 향불의 재로 사그라지듯이
마지막 숨결의 의미 지상 인연과 나누며
가벼이 오르는 하늘향기가 되게 하여 주소서.
자연으로 불어오는 바람의 위함으로
아낌없이 다 주고도 자신을 태우는 햇살처럼
걸림 없이 미련 없는 길 가게 하여 주소서.
채워진 욕망 흔적 없이 비워 내고
천지를 유주하는 가벼운 바람이 되어
인과의 정한 緣起(연기)를 따라 하늘에 올라
신인합일로의 가는 최 상승의 수행으로
금생 간에 일체를 이루어지게 하여 지이다.
세상의 아픔과 가난, 욕망의 흔적들은
밝음의 도광으로 모두를 정화 순화 승화하고
지은 공과의 짐만큼 지고 가게 하여주소서.
베풀었던 그것들은 바람처럼 사라지고
받거나 얻은 것들 모두 공덕으로 되돌리려니
만나고 헤어진 인연들 모두 백련화에 태어나고
삼라만상 그 모두가 하늘자리에 들게 하옵소서. 남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