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4, 가을의 풍요를 알리는 천고소리 멀리 천고의 울림소리 우주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면 뭍 생명들 저마다 환희의 숨결을 가다듬는다. 그 뉘라서 밝음이 좋지 않으랴. 누구라도 풍요함을 원치 않으랴. 세상의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리요 마는 지은대로 뿌린 대로 오고가는 천리를 따라 윤회로서 정진하며 찾아드는 자리 인 것을.. 바람이 분다. 선바람 하나가.. 솔가지에 매달려 장난기 어린 솔바람 청록의 잎새마다 낙서질로 도배하고 고운님의 마음자리에 허공 같은 그리움만 잔뜩 심어 놓았을까. 모이고 흩어지며 흘러가는 뭉게구름 하늘 그리는 이의 마음을 또 얼마나 홀렸으리. 가을이라 먼 산안개마저 흐릿해 지면 가는 시절 앞에 너도나도 늦을 새라 높아만 가는 하늘을 향하여 합장하듯이 가을 꽃들은 분주히도 꽃을 피워 올리며 새벽노을 헤집고 돋아나는 아침 해는 분주한 농심을 깨워 한바탕 어울림이라. 이만큼 오곡백과 무르익어 풍요로우니 이 가을 어찌 신명으로 축복하지 않으리. 가을이라 하늘은 더욱 더 푸르고 천지는 황금빛으로 진하게 덧칠을 더하니 풍요로서 오는 결실 이 신명의 가절에 하늘과 땅이 내려와 함께 어울리니 우리도 녹아들아 함께 어울려 봅시다. 남 백 天鼓(천고) 하늘의 북: 한번 울리면 천겁의 시공을 끊임없이 이어져 울린다는 북

      1213, 너의 꿈을 꾸고 난 후에./ 남 백 어둠도 밀려난 공간으로 붉게 타는 새벽노을의 미소는 앞산 봉우리 사이로 길게 자리를 깐다. 어젯밤 비밀의 문을 열어젖히고 그대를 찾아가던 꿈결 속 간절한 그리움은 그리도 정겹더니 일어난 자리에는 그대는 없고 빈 햇살 하나 창문 틈으로 삐죽이 고개 내밀고 빙긋이 웃고 있네. 아, 잘 잤다며 고요히 미소하는 의미 뒤로 지난 기억 하나 떠올리며 그대를 위한 노래만 입가에 걸리던가. 내 안의 고요심은 강이 되어 꿈결 속 은하수에 녹아 흐르나. 이따금 그대 위한 내 마음 너울너울 물결치는 것을 보면. 정선, 그대의 손을 이끌어 찾아 떠난 꿈결 속의 하늘 천상을 거닐던 기억을 그리며 씁니다. 남 백

      1212, 그대의 수레에는 무엇을 담았느냐./ 남 백 저어기 저 노인 끌고가는 수레 좀 보소. 무엇을 실었는지 무겁기가 한량 없구려. 저어기 산능성이 넘어가는 저 노인은 어찌나 가벼운지 솜털구름 위에 올랐느냐. 가는 길, 비우고 나눔으로 가벼이 흘러서 가다보면 실바람에 떠가는 구름은 아니되며 하늘도 구름도 모두가 동무되어 햇살처럼 웃으며 함께 흘러서 갈 것을. 길 가는 나그네여 그대의 하늘 가는 수레에는 구름으로 채웠느냐. 바람으로 가벼이 비웠느냐. 그대여 그대의 수레에는 무엇을 담았느냐./ 남 백




1211, 사랑은 향기가 되어 날리고/ 미소향기 무한 우주로의 여행길 나서면 힘듦 중에서도 오롯이 힘이 되어 주며 함께 하는 강한 존재의 가치를 알게 된다네. 겁 겁의 윤회 간에 오고 간 은혜로 가꾸어 온 변함없는 공덕향기 나와 연결 고리로 이어진 사랑하는 마음이다. 힘들고 지쳐 길가에 주저앉을 때 넓적한 바위 하나가 위안을 주기도 하며 허공중으로 날려 보낸 듯이 잊고 지난 위함의 마음 한 자락으로도 천길낭떠러지에서 매달려 버둥거릴 때 절박함 몰아내는 튼튼한 동아줄이 되어주고 선녀의 날개옷으로 변하기도 하는 그 묘한 造化의 이치를 그대는 아시는가. 잠시의 여행에서 만난 인연 보듬고 대신하며 나눈 은혜 하나, 하나에서 천상을 관통하는 생명의 움이 솟아나고 천겁을 얽힌 그 풀 길 없는 매듭들도.. 가만히 해원하는 햇살이 되어 내리면 햇살아래 봄 눈 녹듯이 풀려나는 것을 보면 그 누구라서 뜨거운 눈물 한줄기 흘리지 않으리. 지난 삼매에서 보았던 애틋한 그리움 하나에서 나는 알았네. 천겁을 쌓아 온 밝음의 덕 있음을.. 그 진실상을 깨우치며 고요히 미소로서 대신하는 여유는 무엇일까. 그 뉘라서 알랴. 천지간에 사랑 아닌 것 하나 없고 사랑의 향기가 끊임없이 번져나서 우주삼라가 함께 웃음 웃는 그 연유임을... 오늘도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합장


      1210, 가을은 익어 가득함 이어니. / 남 백 한 낮의 태양불이 태워 버린 탓이려나. 산 색이 울긋불긋 더위 먹은 멍울자국을 보니 흐르는 계곡 물도 음성 낮추어 노래하고 지나는 바람마저도 한 풀 꺾인 산들바람으로 불어온다. 무너진 첫사랑의 단꿈을 깨고 난 매미는 청산이 떠나가도록 목청 높혀 울어 에는가. 어디서 부터 흘러온 그리움의 선 바람 하나 내 안으로 무심히 들고 나는데 이별이 못내 서러운 듯 솥 적다고 안달하는 소쩍새의 하소연 하나 이 산 저산 메아리로 흩날리는데 아, 가을은 깊었는가. 골마다 봉마다 산열매 익어가고 달디단 향기 가득하니 산속 벗님네들도 양식 준비로 한창 바쁜 계절이로고. 인연들 흥겨운 웃음소리 천지에 풍년가 가득하여라. 신명으로 가는 대풍년이로다. 남 백 2011년 9월 5일 가을은 참으로 풍성하여라. 구도의 마음으로 보이는 천지는 고요히 울려오는 천고의 울림처럼 고요하여라..




1209, 빈 그림자 하나가/ 미소향기 그대 얼굴 어른거리는 흰 구름 떠가는 파란 하늘가에서 하얀 반달 하나 수줍게 웃음 웃는 날 어여쁜 꽃들이 한들거리는 추억의 동산에는 고독이 머물고 햇살 따갑도록 쏟아지는 여름날 오후 가난한 시인의 마음으로 풍요의 노래하며 새어드는 바람 빈 그림자 하나 다가와선 길을 묻는다. 오고 감이 뭔 대수냐며 시린 마음 들키지 않으려고 입술 꼭 다문, 그 심정 누가 모를까봐. 빈 그림자 하나와 동행하며 무심 삼매로 흘러서 가는 길에서 미소 지으며 오시는 저이가 그대인가를 묻고 또 물어 본답니다. 무더운 여름 가내평안을 비옵니다..미소향기 합장


      1208, 흰 구름 하나 불러 세우면.(가을 시상회)/ 남 백 파란 하늘 서둘러 가는 우주로 흘러가는 흰구름아 무슨 볼 일 그리 바쁜가. 지상의 가을 잔치에 노시다 가소. 여기 만상들 마주보며 돗자리 펼친 심심산골에 산속 벗님네들 모두 모여 울긋불긋 가을 시상회를 펼친다네. 새벽 노을 옅어진 그 자리에 햇님의 맑은 미소 걸렸으니 하늘 가는이의 마음 실은 파란 바람 하나 저 가지에 노닌다네. 계곡으로 흘러 내린 은하수는 홍조 띈 낙엽들을 주워 모우고 입새마다 애릿한 연서들 곱게 적어 하늘 계신 임에게로 보낼 준비를 하네. 잡으려 해도 안달해 봐도 가는 세월 저리 빠르기만 하거늘 바삐 흘러가는 흰 구름 하나 불러 세워 그대마저 바삐 서두를 필요 있던가. 벗님들 함께 노시다 가시구려..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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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 길 안내( 해원) / 미소향기 무명으로 감겨버린 눈으로 무작정 길을 나서는 그런 이들을 보다보면 한 자락 측은지심 어찌 일지 않으리. 북천 길게 빛나는 별빛 그 밝음으로서 등대를 삼아 저마다의 의미로 흘러서 가는 인연이란 이름으로 보듬고 가려하네. 몽매간의 무거운 눈꺼풀 별빛 녹은 이슬로 씻겨 주리라. 동행이란 이름으로 손잡고 그대의 가는 길을 밝게 쓸어 주련다. 무정한 달님 서산 넘은지 오래라. 희미하게 열리는 여명 안으며 저 대천의 우주를 건너 그대들을 하나 둘 안고서 가려네. 눈을 뜬 장님 무명으로 어두운 시야 선바람으로 깨워 손을 잡으며 몽매함을 하나 둘 깨우면서 가련다. 천상의 그 고향 길로 피안의 그 길로 인도 하리라 하네. 어느 날의 일기 중에서.. 인연들의 평안 무탈을 기리며.. 미소향기합장


      1205, 진정 누구란 말이더냐./ 남 백 한 호흡 길게 빛으로 흐르면 마음은 한 가닥 빛을 따라 흐르고 일순 천리장천을 뛰어 넘네 의식은 깨어 존재를 보는가. 가고 옴이 화하여 허공으로 변하고 무변의 언약을 쫒아서 가고 올 뿐이라. 내가 누구였을까? 알려고 하지 않아도 이루어지는 존재 그 빛으로 밝혀지는 그리움 하나 현재를 이루는 생의 마루에서 외쳐보련다. 진정, 그대는 누구란 말이더냐. 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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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남은 매듭 있거들랑 / 미소향기 마음의 매듭이란. 나로 말미암아 생겨나는 인연의 과보라서 풀어 갈 실마리조차 남지 않도록 너무 어렵게 묶으려 하지 마라. 인연과의 열린 소통으로 화해로서 엮인 매듭도 풀어가며 당장에 안 풀릴 매듭이라도 다음을 기약하는 이라면 느슨하게 매어 두어야 하리라. 너무 어렵고 난해한 매듭일랑 그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중에 업이 쌓이고 쌓여 맺히는 것이니 나중에 풀기 쉽도록 해야 하리라. 너무 메마른 인정으로 싹둑 잘라버리는 인과의 매듭일랑 짓지도 맺지도 말아야 하는 것이니. 매듭을 맺지 않음이 좋겠지만, 그래도 갈등하며 얽히듯이 맺힌 매듭 남아 있거든 쉬이 풀 수 있도록 용서하며 넓은 아량으로 쉬이 묶어야 하리라. 그대들이여, 남은 매듭이 있거들랑 마음의 매듭을 너무 꽉 묶어 풀기(해원)가 어렵게 하면 안 되느니 용서하며 손을 내어주는 것에서 세상의 어떠한 매듭인들 풀리지 않겠는가..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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