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미소향기
2010. 7. 20. 09:25
2010. 7. 20. 09:25
나는 누구인가. / 남 백
나는 누구인가.
끝없이 비상하는 하늘가를
길게 동무되어 길 가는 구름에게 묻습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저 멀리 바람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어느새
하늘을 여행하는 흰 구름이 되어 가벼이 길 갑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흔적 없이 사그라질 육신을 전부라고
착각 속에 살고 있는 허망한 중생을 봅니다.
가벼이 천리를 날아
어느 존재의 무거운 어깨를 풀어주는 바람이 되었습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자유로이 허공을 날아가는 새에게 물어봅니다.
온 몸으로 날개의 솜털이 솟아나고
어느새 노래하는 새가되어 저 멀리 장천을 날아갑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지나는 하늘에 묻습니다.
가야할 곳 없는 부평초의 끝자리
우주를 유주하는 나그네가 되었습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계곡 수 포말 일어 흐르는 물에게 묻습니다.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그 안에 머물고 있음을 봅니다.
가만히 내 안으로 바다의 품으로 변화를 합니다.
이제는 알겠습니다.
스스로 하늘이고자 하는 이는
하늘이 되고
바다이고 싶은 이는
바다가 되는 것
구름도 되고
바람도 되고 그렇게 흘러가는 길,
스스로 밝음으로 원을 세워 가는 이라면
우주의 그 무엇이라도 담아두는 큰 하늘이 될 터이지요.~남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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