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9, 해거름 서둘러 산을 오르는 이는/남 백 산허리 길게 노을빛이 휘감아 돌면 천 상의 금빛 광명을 지상에서 재현하여 보는 듯하다. 산새도 깃을 찾아 하나 둘 보금자리 날아들고 인가에 연기 오르는 그리움의 시각이면 세속의 모든 이들은 귀가를 서둘러 산을 내려간다. 그러나 어떤 영문 모를 이는 해거름을 벗 삼아 땀 흘려 산을 오른단다. 한 걸음 두 걸음 서두는 그것은 산 속 자아 그 쉼터를 찾아 가는 길 신명의 걸음걸이를 따르는 해거름 솔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 바스락 거리는 풀 섶의 친구들도 귀가길 서둘러 둥지를 쌍쌍이 들고 동산에 하얀 달이 빙그레 웃는 얼굴 내밀면 뉘엿뉘엿 노을 사이로 서산을 넘는 해를 등지고 분주히 산을 오르는 미소 고운 이 넉넉하게 비워진 마음을 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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