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0, 허수아비노인의 묵언의 노래/미소향기 12/ 04/ 04 이미 비워버린 하늘이련가. 고요삼매 흘러가는 신선이듯 쉼 없이 오가는 들바람에 힘주어 고개 세운 허수아비노인 새어드는 삼베적삼 사이로 몇 번의 해님이 기웃거렸고 또 해맑은 달님의 보드라운 은혜 자락에 눈물도 그리 흘렸던가. 오뉴월 긴 염천 이겨내며 지켜나던 금빛풍요의 외침 뒤로 할 일 다 한 이의 숙연함 들녘에 남겨진 이름 없는 할아범 하얗게 새어버린 시공의 흔적 지는 낙엽 따라 떠나고 싶었는데.. 그 소망 힘없이 멈춰 세우고 긴 세월의 장막을 몸으로 삭인다. 달빛 한 줄기 받아 얼굴 씻으며 별님들과 도란도란 겁 겁의 이야기에 취하다 보면 우주의 하루가 훌쩍 지나가네. 붉게 타는 노을 앞에서 이 보란 듯이 당당하게 가슴 열어 허 허 허, 무심의 웃음 웃는 허수아비노인의 묵언의 노래 듣는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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