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8, 가을은 적막을 더하고 / 남 백 고요가 고요를 보듬는 시각 풀벌레의 노래가 가을을 부르고 허공을 가득 메운 보름 달 둥실 밝게 웃음 웃는 가을 밤 줄지어 기러기 가는 길 그 어디인가. 천강(은하수)에 그려 놓은 생과 생의 인과의 흔적 그 조각들을 하나 둘 거두어 주는 이를 만날 듯한 고뇌 속 그리움 일렁이는 이런 가을의 밤은 적막을 더한다. 산하의 흔들리는 초목들은 이미 긴 이별의 시를 읊게 만들지만. 풍요의 결실을 이룬 뒤의 의연함으로 가을은 헤어짐을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을 위함을 알려 주려나 보다. 섬, 무인도에 홀로 남은 듯 고뇌로서 벗을 하며 가는 길 풀벌레들의 사랑 노래에 취하며 가을을 앓는 이의 빈 마음에 고요 속 적막을 더하며 가을밤은 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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