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3, 매화 지는 날 / 남 백 춘설 속에 홀로 피어 봄바람에 자리를 내어주는 매화 여린 속살 그 너머로 봄 햇살이 절로 애무하며 오고 달콤한 입맞춤을 시도하는 바람 부끄러워 가슴 졸이다가 하나 둘 고개 떨 구는 매화의 탄식소리 빈 가슴에 채워지는 이 무슨 그리움의 노래인가. 가지를 흔들다 가는 봄바람 간밤의 그 쾌락에 한껏 몸을 떨다. 잉태의 미열로 밤을 취하고 안도의 숨결을 고르다가 하얗던 입술은 금새 멍이 들었나. 가슴을 쓸어가는 바람 그리움 걸어 놓고 간 가지마다 아, 봄이 무르익는가. 아니면 내 마음이 익는 것인가. 무심으로 가는 하늘에도 내 마음 고요의 그 강에도 소리소리 흩어지는 매화꽃잎 뿐.

'선시16(바람소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785, 청류 맑은 물은.  (0) 2013.03.26
2784, 봄은 피어나고   (0) 2013.03.26
2782, 봄은 열리고  (0) 2013.03.26
2781, 봄은 그리움인가./ 13, 3, 23  (0) 2013.03.26
2780, 비움  (0) 2013.03.2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