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97, 여름의 태양 / 남 백 그 어느 시인의 그리움은 하늘에 닿아 태양의 심사를 돋우었나. 이글이글 타는 눈빛으로 열정의 시를 저리도 토하는걸 보면 이글대는 자리마다 산천초목을 불사르는 화간지옥 아귀몸짓이려나. 맥 빠진 흐느낌만 빈자리를 꿰차고 앉아있네. 그래도 소요 일상 속 고요의 길 가는 이에게는 아침 해를 가슴에 듬뿍 담으니 선바람에 실려 걷는 걸음 절로 신명을 돋우는 것 아니려나. 아, 불붙는 여름햇살 그로서 오곡이 알뜰히 익어가나니 노력으로 땀 흘려 보지 않고는 어찌 살아가는 참맛을 논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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