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4, 연잎에 담긴 우주/ 13/ 10/ 9 가을햇살 금빛 웃음으로 살짝 고개를 내미는 모습 멀리 흰 구름 하나 느릿한 걸음으로 산마루를 넘고 기다림을 이룬 이의 천진한 미소가 둥글게 연꽃 이슬로 피었다. 선한 바람 불어오면 연잎 위에 드리운 세상에도 분주한 눈빛만 우주를 응시하고 민망함 감추려 안달하다가 가까스로 멈춘 실바람에 안도의 가슴을 휴-하며 쓸어내린다. 연잎에 맺힌 이슬 이리저리 뒹구는 모습 들여다보다가 배를 쥐고 깔깔대는 갈바람의 앳된 놀림에 저도 덩달아 속내를 풀어놓고 웃어댄다. 이리 굴려 속세를 비추고 저리로 굴러 천상을 비추나니 연잎 위 맑은 옥구슬 구를 때마다 천상의 향기 솔솔 풍겨나고 구름 속 가려진 선계의 모습 절로 장관을 이루어 현신 하는 듯 연잎에 핀 맑은 이슬 들여다보면 볼수록 향긋하고 투명한 우주가 절로 생겨나는가. 여윈 이의 가슴에도 어느새 환희로 채우는 향기로 그윽하여라. [아내와 아들과 함께 창원대학교 교정을 거닐다가 창원 길상사를 다녀오는 길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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