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1, 정선에게 긴글 / 미소향기 가을이 붉게 물드는 한 낮 그대의 건강한 웃음소리 넘치는 모습을 그려가며 고마운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짧아진 가을 햇살이 따스한 온기를 대지에 뿌리고 있습니다. 가녀린 난초를 닮은 햇살자락 하나가 연인의 옷매무새를 만져주듯이 대지를 가만가만 쓰다듬고 있습니다. 내게 주어진 이 행복의 발원지는 바로 그대라는 이름의 정선에게서 비롯하였고 선계를 여행하는 긴 꿈을 꾸고 난 뒤의 향긋한 여운마냥 그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 진답니다. 너를 보는 것으로 선지식을 일러주시는 붓다의 은혜를 깨우며 그대 있음으로 충분히 아름답고 경이로운 천상이 재현됨이라. 축복이란 마음에 달린 것이라, 스스로 懷柔회유(부드럽게 품다)하여 은혜 심으로 아니 세상사 일체 현상이 축복 아님이 없음이라. 다가오고 만나고 헤어짐과 삶과 힘듦까지도 모두가 축복이라 여기니 삼계를 휘돌아 어딘들 즐겁지 아니 하리요. 바람이 향긋합니다. 천지팔양경을 삼독을 하고 신묘장구대다라니 반야심경을 염불 한 뒤에 느껴지는 현상, 향긋한 단향이 방안 가득한 듯 여겨지며 천지에 가득한 은혜 심을 알게 하니 가만히 합장하며 그대와 아이들과 주변 모든 인연들과 함께 이 은혜로움을 나누고자 발원 올립니다. 가을이 저물고 이제 겨울의 초입이다. 그래도 올 여름더위는 너무도 더웠기로 올 겨울은 또 얼마나 추울지 조금은 염려가 된다. 지구의 이상기후가 지속되면 가난하고 노약한 이들만 더 고통이 심할 것이라. 지상 환경이 자연스러운 자연으로 회귀하기를 삼가 바랄 뿐이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거듭나기를 삼가 축원 올린다. 모사재인성사재천(謀事在人成事在天)이라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나 성사는 하늘에 달렸다) 그러므로 정성을 들여 최선을 다하면 하늘의 뜻이 따른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 있습니다. 우리도 최선을 다하여 모나지 않게 순리대로 살아가기로 합시다. 무릇 인간의 몸을 타고난 것만으로도 또한 온전한 모습의 상호를 가지고 태어난 것만으로도... 참으로 感恩감은하여 회유懷柔[온화하게 품어야 할] 해야 할 일이다. 그것은 바로 참과 거짓을 분별 할 수 있는 의지력을 주었기 때문이며 참과 거짓 선과 악의 이중성을 잘 판단하여 단계단계, 즉 윤회를 함에 있어서 밝음으로의 여정을 이어가라는 것이며, 그로써 정각을 이루고 깨달음에 이르란 뜻이다. 근시안으로 너무 가까이서 보다보면 사람의 의지 중에서 좋고 나쁨 선함과 악함 등등으로 분별되는 것이라도 모두가 하나로 이어지는 것임을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차분한 마음으로 세속의 모든 현상을 보다보면 모든 모습과 현상들이 하나의 큰 개체 안으로 귀결되어지는 현상을 바라보게 될 때 있을 것이다. 모두가 귀하고 아름답게 여겨질 때 어쩌면 한 단계 상승한 그대의 心界심계(마음의 경계)를 보게 되는 것이리라. 한 때 악도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었고, 선도 아름답다 여길 때도 있었다. 필요에 의하여 생성되고 또 소멸 되어지는 인연에 의한 공부의 꺼리로 여겨지기도 했었다. 나로 인하여 태어난 인연으로 여겨지기도 했었으며 그로 인하여 다가오는 불평등 또한 나의 것임을... 나 스스로 해원해야 할 꺼리가 되는 것이다. 아름답다 그저 아름다울 뿐이라. 풍요가 터질 듯 여물어 있는 이 가을, 천자만홍(千紫萬紅)의 시리도록 붉은 단풍이 먹구름을 헤치고 쏟아지는 햇살처럼 환희를 일구고 있음이라. 그래서 이 가을이 더욱 상념과 회상을 부르는 것인지도 모른단다. 항상 그대의 모자람을 채워주는 반려로 살아지기를 소원하리라. 건강하시고 많이 웃고 사랑하면서 삽시다. 정선 그대를 많이많이 사랑합니다. 가을산하 붉게 번지는 만월의 밤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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