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 지움(해원) / 미소향기
오고 가는 물결인가.
천만 상념 넘실대는 그리움인가.
영-겁을 이어 흘러온
우주바다에는 철썩이는 파도 뿐,
하나 둘 손으로 쓸어주며
슬며시 마음으로 보듬다 보면
그립지 않은 기억 없고,
소중하지 않은 인연 어디 있답디까.
하나 둘 비우며 가다보면
한 생각으로 무욕을 알고
하나의 행으로 무정을 깨우니
한 숨결로 무심지경을 이룹니다.
고요를 일구며 가는 길에
깊숙한 기억들 하나 둘 들추어
해맑은 빛으로 해원함이라.,
정겨이 손 흔들며..
자신의 본래 자리로 돌려보낸답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_()_
1935, 밤안개 / 미소향기
한 마음 眞心마저도
없는 듯이 살며시 내려놓고
비움의 틈새 열고
고요의 길을 가다보면
무심 속 그윽한 바다가 열린다.
가을비 찐한 여운으로
하얗게 밤안개를 일구었나.
삼매 흘러가는 길에
안개 자욱하니 더욱 興趣(흥취)로다.
마음 흐르고 흘러
찾아드는 그 공간에는
오래 전
가슴 깊숙이 품었던
그리움 하나를 미소로 만난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_()_
1929, 공부/ 미소향기
앉고 서고
일하는 중에
성성한 이것은 찾음의 공부
서릿발로 차갑고
우레로서 깨우며
빛으로 녹아들어 가는 길
고요함이요,
그윽함이려니
앉아서도
일어서서도
그저 무심 속 불변의 화두
비록
이 자리에서
미쳐 죽더라도
마음을 깨우는 공부,
과히
이것 하나로서 족한 것을..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미소향기 _()_